작가글쓰기 - 경상북도영양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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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내용
제목
일월산에 간다
작성자
김은주
작성일
2012-10-23 오후 2:50:23

일월산에 간다

 

 

삶이 허기진 날이면

일월산에 간다.

 

층층나무 꽃잎이 대티골에 한참 내리면

고은의 시간을 하얀 꽃잎에 한자닥 올려놓는다.

 

곳곳에 널려있는 돌담 안에

숨바꼭질하는 애절한 동학의 아들이 숨어 고개를 내민다.

 

기구한 어머니가 탄생한다.

굿을 한다.

신을 부른다.

어제와 오늘의 우리가 모였다, 흩어진다.

수다 떠는 용화

밥숟가락 들었다 놓았다 한다.

관절염 걸린 여인은

끝내 허름을 내밀어 걷는다.

 

느닷없이 겨울이 온다.

무릎이 시리다

며칠은 촛농이 바위를 녹이리라.

 

삶이 더운 날이면

속살이 빤하게 내보이는 옷을 걸치고 일월산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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