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글쓰기 - 경상북도영양교육지원청

작가글쓰기

글내용
제목
이 봄에
작성자
이동백
작성일
2009-10-27 오전 12:28:04

  이 봄에

자작나무에 감긴 햇빛은

스카치 테이프처럼 암팡지다.

하얀 자작의 껍질을

쩍쩍 갈라놓은 뒤

백엽상 뚫린 지붕을

넌지시 넘겨다본다.


바람이 바짓가랑이를

헐렁하게 흔들어대고

쥐똥나무엔 하늘이

허젓하게 꽂혔을 뿐,

백엽상 온도계의 키는

아직 낮게 깔려 있다.


자신의 그림자에

갇혀 버린 사람 하나

그 뚫린 지붕을

망치로 뜯어내다 말고

이 봄에

우주도 삭으면 이럴까,

혼자서 중얼거린다.

 

<과거 수비고등학교 시절에 쓴 작품이어서 여기 옮겨 싣습니다.>

이전글
가을 산책
다음글
아침으로 가는 길